20세기 전반에 활동한 뻬기 Charles Péguy, 끌로델 Paul Claudel, 베르나노스 Georges Bernanos, 모리악 François Mauriac, 마르셀 Gabriel Marcel, 몽테를랑 Henri de Montherlant 등의 작가들은 당시 유행한 물질주의 풍조에 저항하며 인간 정신의 위대성을 불러일으키는 작품을 발표하였다. 서정성이 강한 끌로델의 연극은 관객으로 하여금 인간을 은총으로 이끄는 의식에 참여하게 하는 듯한 인상을 준다. 모리악의 연극에는 구원의 길목에서 싸우고 있는 부패한 인물들의 원죄가 드리워져 있다. 몽테를랑 연극의 주인공들은 지상의 행복을 영혼의 구원과 조화시키려고 노력한다.
2차대전 이후 프랑스 연극은 사르트르 Jean-Paul Sartre 가 체계를 세운 실존철학과 까뮈 Albert Camus 가 소설과 희곡에서 구현한 부조리 l'absurde 의 개념을 반영한다. 두 차례에 걸친 전쟁의 참상을 경험한 유럽의 정신 세계는 神의 섭리와 인간성의 본질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게 되었다.
1. 양차대전 사이의 연극
1, 2차 세계대전 사이의 프랑스 연극은 전쟁의 종료에 대한 안도와 또 다른 전쟁의 가능성에 대한 우려 등 극단적으로 다른 정서를 반영한다. 되찾은 평화 속에 현실을 즐기려는 욕구가 통속극인 불르바르 연극 théâtre de boulevard 에서 표출되었다면 아누이 Jean Anouilh 와 지로두 Jean Giraudoux 의 연극은 고대의 신화에서 영감을 얻으며 비극의 부활을 시도한다.
19세기에 멜로드라마나 판토마임, 통속극이 공연되던 극장이 大路를 뜻하는 불르바르에 있었기에 붙여진 이름인 불르바르 연극은 20세기에 들어와 가벼운 웃음으로 브르죠아 관객의 취향에 부합하였다. 不倫 adultère 이라는 단일한 주제로 수많은 작품을 발표한 기트리 Sacha Guitry 는 불르바르 연극을 대표하는 작가이다.
꼭토 Jean Cocteau 의『오르페 Orphée』이래 많은 작가들이 고대 희랍의 신화에서 주제를 찾으며 고전극의 형식을 답습하는 신고전주의 풍조가 유행하였다. 연출가이자 배우인 주베 Louis Jouvet 와 만남을 통해 극작에 뛰어든 지로두는 고대의 신화를 바탕으로 20세기의 정서를 반영하는 비극을 발표하였는데 그 가운데『앙피트리옹 38 Amphitryon 38』,『트로이 전쟁은 일어나지 않으리 La
Guerre de Troie n'aura pas lieu』,『엘렉트라 Electre』등이 유명하다.
당시 연극계에서 또 하나 주목할 사실은 연출가 그룹의 출현이다. 영국의 크레이그 Craig, 러시아의 스타니슬라브스키 Stanislavski 등의 연출론이 소개되면서 舊콜롱비에 Vieux-Colombier 극장의 책임자인 꼬포 Jacques Copeau 는 주베, 뒬렝 Charles Dullin 등 훌륭한 배우들을 중심으로 상징성이 강한 연출을 시험한다. 꼬포의 후계자들인 주베와 뒬렝, 바티 Gaston Baty, 피토예프 PitoËff 극단연합 Cartel des Quatre 을 구성하여 각자의 연출론을 실험한다.
2. 부조리 연극
프랑스의 부조리 연극은 공교롭게도 외국 출신의 작가들이 주도하였다. 루마니아 출신의 이오네스코 Eugène Ionesco, 아일랜드 출신의 베케트 Samuel Beckett, 러시아인 아다모프 Adamov 가 그들이다. 프랑스語에 대하여 가지고 있던 일정한 거리가 그들로 하여금 인간 사이의 소통불가능성 incommunicabilité 을 첨예하게 드러내는데 유리하게 작용한 것이다.
부조리 연극의 작가들이 흔히 다루는 주제는 늙어간다는 것 le vieillessement, 갖혀 있다는 것 l'enfermement, 공포 la peur 와 기다림 l'attente 이다. 베케트의 연극의 인물들은 무대에서 아무런 할 일이 없다. 그들은 아무 것도 일어나지 않는 일상을 단절시켜줄 무엇을 헛되이 기다리며 의미없는 대사와 몸짓을 주고받는다. 이오네스코의 연극에는 극적 언어가 대화를 이어주는 기능을 잃고 하나의 소리, 의성어의 조각으로 변질된다. 베케트와 이오네스코의 연극에는 전통적 연극에서 기본적으로 지켜졌던 사건의 인과 관계가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다. 무대에서 일어나는 사건은 논리적 귀결이 아닌 우연성에 의존하기 때문이다.
3. 부조리 연극의 특징
1) 등장인물의 성격과 심리, 역사성이 부재한다.
2) 등장인물은 사회의 주변인들이다.
3) 사건 자체가 부재한다.
4) 사건의 논리가 부재하며 우연성에 의존한다.
5) 대사는 일관성이 없고 의사소통을 교란시킨다.
6) 독백의 기능이 변화되고 침묵과 지문의 비중이 증대되었다.
4. 연극의 지방 분산 정책
20세기 연극의 특징 가운데 극장의 지방 분산화 정책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2차 세계대전 이후 본격적으로 이루어진 지방화 정책으로 세워진 뚤루즈 Toulouse 의 그르니에 Grenier 극장, 쎙-에띠엔느 극장 la Comédie de Saint-Etienne 등은 지방 연극의 활성화를 보여주는 예가 된다. 이밖에 빌라르 Jean Vilar 에 의하여 1947년부터 시작된 아비뇽 연극축제 Festival d'Avignon 같은 夏季 연극 행사가 다수 생기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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