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세의 전투에서 말을 탄 기사들이 중요해진 이유는 전술의 변화 때문이었다. 원래 게르만의 전사는 무기를 소지한 자유민으로 구성되어 있었는데 대개가 보병들이었다. 그러나 10세기경 전투방식이 변하면서 보병보다는 기병이 중요해졌다. 왜냐하면 제련술의 발달로 갑옷이 발달하였고, 이에 전사들의 쇠갑옷이 점점 무거워지자 걷는 것보다는 말을 타고 이동하는 것이 훨씬 효율적이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11세기 경에는 말을 타고 하는 마상 전투가 압도적으로 우세해졌다. 이런 전술의 변화로 인해 11세기 말부터는 말을 탄 기사들이 특권을 가지게 되었다.
기사가 되기 위해서는 두 가지 조건이 필요했다. 첫째는 말과 무기로 무장하기 위해 상당한 재력이 필요하였고, 둘째로 말과 무기를 다루는 훈련을 하기 위한 충분한 여가 시간이 필요하였다. 당시에 이러한 요구를 만족시킬 수 있는 집단은 상층 엘리트 집단 뿐이었다. 그것이 봉건사회의 군사적, 경제적 특권을 소유한 지배집단이었다.
그러나 기사라로 모두 똑같지는 않았다. 위로는 국왕으로부터 아래로는 평기사에 이르기까지, 그리고 성을 소유한 기사에서 그렇지 못한 기사까지 위계에 있어서나 재력에 있어서나 매우 다양한 사람들을 포함하고 있었다.
좀더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기사의 위계는 국왕을 정점으로 하여 공작, 백작, 평기사의 순으로 이루어졌다. 공작이나 백작들은 성을 소유한 성주이자 대영주로서 사형이 가능한 상급재판권까지 행사하였다. 그들은 위로 상급군주를 가졌다는 것만 다를 뿐 오늘날의 국가 권력과 동일한 위상을 가졌다. 반면 평기사들은 대체로 성을 소유하지 않고 자기 밑에 속한 기사, 즉 봉신이 없는 봉건 지배집단의 최하층을 구성하였다.
출전 : 윤선자, < 이야기 프랑스사 >, 청아출판사, 2005, pp. 85-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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